찬 비 오는 거리에서
           
      詩오세하  낭송:김락호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어제의 그대는
가고 없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다시 또
가을입니다

영영 일 것만 같던
저기 저 푸른 자리에도
오늘은 이별의 채비로
스산한 비 내리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 살아온 자욱 자욱
이별 아닌 날이 없었음을
낯익은 별리앞에
내가
새삼 쓸쓸한 까닭은
무엇인지요

사람 사는 일이
결국은
하루하루 제 흔적을
지워 가는 과정이라서
그 공허한 날들 중에
빈 날 없이 나도 그대도
서늘해지는 가슴 탓
굳이 아니겠나요

혼자
가을로 가는 길 위에
찬비 아득하니 내리고 있습니다
멀리서 가깝던
어제의 그대는 영영 가고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