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실수할때가 득점찬스

아이들을 돌보느라 잠시 미국에 가 있던 아내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
힘없이 말꼬리가 내려가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직감적으로 또 사고쳤구나...싶었다
아니다 다를까 차를 후진하다 뒤에 있던 차를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1800달러를 물 게 생겼다는 것이다
그순간 이번이 벌써 몇 번째야 하는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애써 참았다
"당신은 괜찮고?"
그 한마디에 아내의 목소리는 이미 젖어있었다
나는 괜찮은데 차가...
이미난 사고를 이제와서 어떻게 하겠어
당신이 안다쳤으면 그만이지
물론 속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일단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날밤 나는 열심히 스스로를 달랬다
돈잃고 아내까지 잃어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말자
밤에 잠을 청하는데 신혼 시절에 있었던 일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어렵사리 구해온 압력밥솥을 아내가 새까맣게 태웠을 때 나도 모르게
"하여튼 당신은 뭐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어"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는 아내를 보고서야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나의 형편없는 인격이 한꺼번에 노출된 것이다
그때 아내는 너그러운 남편의 가슴을 기대했을텐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마음이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다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어떤 사람이 죽어가면서 이렇게 말했어. 나의 인생에 두가지 아쉬움이 있다. 하나는 내가 옳지 않았을 때 아무도 지적해주지 않은 것과 내가 옳았을 때조차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던것."
그말을들은 아내의 목소리에 기쁨과 행복이 넘쳐났다
나는 지금도 믿는다
상대방이 실수했을때가 바로 득점할찬스라는것을
부부사이에도 이 규칙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유능한 선수는 상대방이 허점을 보였을 때 결코 놓치는법이 없다
나는 지금도 아내한테 이런말이 듣고싶다
"여보, 저는 당신에게 두가지가 감사해요
하나는 내가 옳았을 때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해주었던 일과 내가 옳지 않았을 때 기꺼이 잊어주었던 것을요."

행복한 동행 (www.positive.co.kr)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