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 보이는 오륜동 마을과
저 뒤쪽으로 병풍처럼 길게누운 노산(櫓山)의 아홉봉우리와 수원지가 어울러져 멋드러진 경치를 자아내고 있다

다음작품은 오륜대의 산수를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의 구성을 본따 지은것이다
오륜대의 동쪽에 아홉구비의 산이있어서 이를 九曲의 형식으로 부른것이다

죽림(竹林) 박주연 (朴周演)의 윤대산수가 (倫臺山水歌)

倫臺山水最幽靈(윤대산수최유령) 오륜대(五倫臺)의 산수 가장 그윽하고 신령스러워

鍾得智仁曲曲淸(종득지인곡곡청) 온 구역이 지(智)와 인(仁) 얻어 굽이굽이 맑구나.

誰識此問奇絶景(수식차문기절경) 이 사이 기이하고 빼어난 경치 누가 알리오.

爲君歌作和琴聲(위군가작화금성) 그대 위해 노래하며 악기 소리에 화답하리라.

一曲山形似泊船(일곡산형사박선) 일곡(一曲)이라 산 형상 매인 배와도 같아

長長臥櫓亘晴川(장장와노긍청천) 길게 누운 노산(櫓山) 시냇가에 걸쳤구나

碇岑不動千秋色(정잠부동천추색) 정잠(碇岑)은 의연히 천년의 빛이요

村落淸閑鎖夕烟(촌락청한쇄석연) 한가로운 촌락 저녁 연기에 잠겼네.

二曲巍巍鷲鳥峯(이곡외외취조봉) 이곡(二曲)이라 높고 높은 취조봉(鷲鳥峯)

山相應畵中容(휴산상응화중용) 휴산( 山)과 마주서서 그림 속 모습인 듯

鳶飛天末底何意(연비천말저하의) 하늘 끝으로 날아가는 솔개는 무슨 마음일까

魚躍溪心理萬重(어약계심리만중) 시냇물에 뛰는 고기는 이치가 만겹이로다.

三曲溪山不用船(삼곡계산불용선) 삼곡(三曲)이라 계산(溪山)에는 배가 필요 없어라

苔機漁釣任餘年(태기어조임여년) 이끼 낀 낚시터에 여생을 맡기리라.

遙看世外求名客(요간세외구명객) 멀리 세상 밖 이름 구하는 사람들 바라보니

追逐炎凉正可憐(추축염량정가련) 강하고 약한 세력 따르니 가련도 하구나.

四曲層層疊疊巖(사곡층층첩첩암) 사곡(四曲)이라 층층 첩첩 바위 틈으로

幽花苔髮綠 * * (유화태발록람모) 그윽한 꽃과 이끼가 푸르게 늘어졌네

報更山鳥鳴處時(보경산조명처시) 시각 알리는 산새 때때로 우는 곳에

松子空零月印潭(송자공영월인담) 솔방울 하릴없이 떨어지고 달이 못에 박혔네.

五曲山賞雲霧深(오곡산전운무심) 오곡(五曲)이라 산꼭대기 운무가 깊기도 한데

尋盟猿鶴捿芳林(심맹원학서방림) 청산과 맹세한 원숭이와 학만이 수풀 속에 깃들었네

林間有逕人無到(임간유경인무도) 숲 속에 길은 있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고

一片芝歌萬古心(일편지가만고심) 들려오는 한 편 그윽한 노래 만고의 심정.

六曲奇容跨碧灣(육곡기용과벽만) 육곡(六曲)이라 기이한 모습 푸른 물굽이에 걸쳤는데

亭亭華盖對芽關(정정화개대아관) 높디 높은 덮개 띠집에서 바라본다.

丹崖翠壁門常閉(단애취벽문상폐) 붉은 언덕 푸른 벽에 문은 항상 닫혔는데

花鳥春風自意閑(화조춘풍자의한) 꽃 사이 새들은 봄바람에 한가도 하구나.

七曲長連白石灘(칠곡장련백석탄) 칠곡(七曲)이라 길게 백석탄(白石灘)에 이어졌는데

閑情隨水更回看(한정수수갱회간) 한가히 물 따라가다 다시 돌아보니

一雙鷗鷺浮沈處(일쌍구로부침처) 한쌍의 갈매기 백로 물에 떠 노니는 곳

野日將西多雨寒(야일장서다우한) 들에 해는 지려하고 저녁 비가 서늘하다.

八曲三峯饒氣開(팔곡삼봉요기개) 팔곡(八曲)이라 삼봉(三峯)이 활짝 나래 폈는데

天然飛鳳古巢回(천연비봉고소회) 날아 오른 봉새 보금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구나

松杉一色爲誰翠(송삼일색위수취) 솔과 삼나무 한 빛으로 누굴 위해 푸르른가

欲續琴絃待月來(욕속금현대월래) 악기 소리 이으려고 달뜨기를 기다리네.

九曲長嶝更豁然(구곡장등갱활연) 구곡(九曲)이라 장등(長嶝)이 넓게 펼쳤는데

屛山低佇度平川(병산저저도평천) 병풍 같은 산 나지막히 잔잔한 내를 건너네

別區開闢桑麻熟(별구개벽상마숙) 산중에 들판 있어 뽕과 삼 익었으니

藏得千秋物外天(장득천추물외천) 알겠구나 천녀토록 속세 떠난 세상이로다.